문 대통령·이재용 부회장 만남 비하인드 스토리

문 대통령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 참석하자 이 부회장 90도 고개 숙여 깍듯 영접 왜?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7/10 [16:13]

문 대통령·이재용 부회장 만남 비하인드 스토리

문 대통령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 참석하자 이 부회장 90도 고개 숙여 깍듯 영접 왜?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7/10 [16:13]
▲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7월9일(현지 시간) 뉴델리 인근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다.     © 사진출처=청와대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7월9일(현지 시간) 뉴델리 인근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만났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1년 2개월 만에 재계 순위 1위의 삼성그룹 관련 행사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삼성그룹의 실질적 결정권자인 이 부회장을 만난 것 역시 취임 이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으로서는 국정농당 사건으로 수감됐다 풀려난 지 5개월여 만에 첫 공식행보다.

 

문 대통령은 인도 국빈 방문 둘째 날인 이날 간디기념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처음으로 만난 후 함께 지하철을 타고 노이다 삼성전자 신공장으로 이동했다. 모디 총리는 외국 정상과는 최초로 간디기념관을 방문한 것에 이어, 인도 정부가 관여되어 있지 않은 공장의 준공식에도 최초로 참석하는 것으로 의미를 더했다.

 

신공장이 있는 노이다는 자동차로 뉴델리에서 남동쪽으로 40분을 달려야 하는 곳이다. 가는 길 곳곳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는 판넬이 붙어 있었는데, “4915억 투자, 3만5000 일자리 창출, 삼성전자 모바일 생산공장 준공 참석, 문재인 대통령, 모디 총리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는 신공장이 위치한 UP주총리(요기 아디땨나드)가 이날 주요 일간지에 낸 광고와 같은 내용이었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가 예정된 시각보다 30분 늦은 오후 5시 30분쯤 신공장에 도착하자 미리 나와 기다리고 있던 이 부회장은 고개를 90도가량 숙이며 문 대통령을 깍듯이 맞이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고, 이 부회장은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여 인사를한 뒤 두 정상과 차례로 악수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한-인도 양국 주요 인사 및 삼성 협력사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고, 인도 측에서는 모디 총리와 함께 ‘라비 샹카르 프라사드’ 전자․정보기술부 장관, ‘수레시 프라부’ 상공부 장관, 요기 아디땨나드 UP주총리 등이 참석했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 뉴델리 인근 도시 노이다에 들어선 삼성전자 신공장은 1997년 설립한 기존 스마트폰 공장을 2배로 증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년간 6억5000만 달러(약 8000억원)를 공장 증축에 투자했다.

 

모디 총리는 축사를 통해 “오늘은 인도를 글로벌 제조 허브로 만드는 특별한 날”이라며 “거의 모든 중산층 가정들이 한국 제품을 갖고 있고, 특히 삼성은 인도인들의 삶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고 말하며 “성장하는 인도 경제와 중산층 부상은 투자자에게 무한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제조설비가 삼성 최대 규모의 휴대폰 생산공장이 될 것이라며 이곳에서 매달 약 1000만 대의 휴대폰이 생산될 것”이라며 두 나라의 공동 비전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사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나라인 인도의 고속성장에 우리 기업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며 “노이다 공장이 활기를 띨수록 인도와 한국 경제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이다 공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삼성전자 최대의 스마트폰 제조공장이 되었다"며, 노이다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스마트폰이 인도와 한국의 IT 문명을 이끌어가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준공식 참석에 앞서 예고 없이 이 부회장과 5분 동안 면담을 하면서 인도가 고속 경제성장을 계속하는 데 삼성이 큰 역할을 해줘 고맙다"며 격려 차원의 인사말을 건넸고, “국내에서도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이 부회장은 "대통령께서 멀리까지 찾아주셔서 여기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됐다"는 감사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번 행사를 분기점으로 삼아 문 대통령과 대기업 간 거리가 좁혀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이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을 큰 전환점으로 삼아 향후 본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만남과 관련해 "통상적인 수준의 경제외교"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고, 삼성 측 역시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해외 생산기지 준공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