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팩트 체크] SBS "에버랜드 땅값 수상?"

SBS, 7꼭지 쏟아내며 널뛰기 땅값과 본 삼성 승계 제기…삼성물산, 조목조목 반박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8/03/20 [17:41]

[삼성과 팩트 체크] SBS "에버랜드 땅값 수상?"

SBS, 7꼭지 쏟아내며 널뛰기 땅값과 본 삼성 승계 제기…삼성물산, 조목조목 반박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8/03/20 [17:41]

▲ SBS가 3월19일 저녁 에서 삼성과 에버랜드 문제를 탈탈 털었다. ‘단독’이란 어깨를 걸고 ‘에버랜드 땅값’ 관련 탐사보도를 7꼭지나 내놨다. (C) 사진출처=SBS 8시뉴스


SBS가 3월19일 저녁 <SBS 8시뉴스>에서 삼성과 에버랜드 문제를 탈탈 털었다. ‘단독’이란 어깨를 걸고 ‘에버랜드 땅값’ 관련 탐사보도를 7꼭지나 내놨다.


최근 보도본부 차원의 혁신을 단행한 SBS는 삼성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며 헬기까지 동원해 굵직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SBS 탐사보도팀은 “에버랜드와 그 주변에 퍼져 있는데 땅을 다 합치면 여의도의 4배가 조금 넘는 어마어마한 크기”라면서 “그런데 이곳의 땅값이 수상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제1의 테마파크 에버랜드는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에 자리잡고 있다. 놀이공원과 워터파크, 호암미술관 등 주요 시설을 중심으로 포곡읍의 5개 리에 걸쳐 이건희 회장과 삼성물산 소유의 땅이 넓게 자리잡고 있는 것.

 

◆"에버랜드 땅값 수상" vs "명백한 오보"
SBS는 이날 “이 땅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이 지역 등기부등본에 오른 실소유자들을 알아봤다”면서 “그 결과 2029필지 1248만 ㎡, 약 378만 평의 삼성 관련 토지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이건희 회장 개인 소유의 토지는 565개 필지, 631만 ㎡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삼성물산 법인 소유 토지는 1386개 필지, 588만 ㎡로 47.2%. 나머지 2%가량은 이건희 회장이 친척 등과 공동 소유하고 있는 땅이라는 것.


SBS 탐사보도팀이 이 땅의 공시지가를 확인했더니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 에버랜드의 중심부 415만 ㎡, 약 126만 평은 개별 필지들이 하나의 가격으로 묶여 움직였는데 지난 2014년까지 ㎡당 8만 원대의 낮은 가격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SBS는 에버랜드가 위치한 용인시 토지 공시지가 결정에 삼성 개입해 합병비율 산정을 왜곡시키고 증권사의 합병 전 제일모직 기업가치 평가 보고서 작성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측은 SBS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에버랜드의 공시지가를 임의로 조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다음날인 3월20일 ‘SBS 보도와 관련해 알려드립니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공시지가 너무 낮아" vs "급락 주장은 오보"
SBS는 이날 보도에서 “에버랜드의 중심부 415만 ㎡, 약 126만 평은 개별 필지들이 하나의 가격으로 묶여 움직였는데 지난 2014년까지 ㎡당 8만 원대의 낮은 가격에 머물러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수도권의 테마파크여서 에버랜드와 자주 비교되는 서울랜드 공시지가는 같은 시기 에버랜드의 5배였고 같은 용인에 있는 한국민속촌의 땅값도 에버랜드보다 3만 원 이상 비쌌다. 경기도 파주의 하니랜드 공시지가는 20만5000원. 경기도 포천의 서운동산도 9만 원으로 에버랜드보다 더 비쌌고 그보다 더 북쪽에 있는 경기도 연천의 한탄강유원지가 에버랜드와 같은 8만 원대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삼성물산 측은 “공시지가는 국가기관이 전문적인 감정 평가사를 고용하여 지목, 용도, 도시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 결정하는 것으로 결정 과정에 회사가 의견 및 이의제기를 할 수는 있으나 임의로 가격을 낮추거나 높일 수가 전혀 없다”면서 “1995년 에버랜드 공시지가가 급락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오보”라고 주장했다.


삼성물산 측은 “SBS는 특정 필지 가격 하락을 용인 전체 필지 가격으로 확대 해석했다”면서 “따라서 1995년 공시지가가 폭락했다는 SBS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SBS가 보도에서 지목한 에버랜드 특정 필지(전대리 312번지)의 경우는 공시지가가 1994년 9만8000원에서 1995년 3만6000원으로 하락했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필지는 모두 크게 증가하여 당시 중앙개발이 보유한 용인 전체 토지가격은 80% 가까이 증가했다는 게 삼성물산 측의 주장.


그러면서 삼성물산은 “이는 공시지가 산정 시 1994년까지는 개별 필지, 1995년부터는 전체 필지를 일괄 평가하는 것으로 기준이 변경되어 특정 필지만을 볼 때는 하락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으나 전체 토지가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은 2015년 공시지가 상승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SBS는 2015년 표준지 공시지가가 대폭 상승했음에도 삼성이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아 암묵적 동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회사가 보유세 증가 등 경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2015년부터 총 9차례에 걸쳐 국토부, 용인시 등 행정기관에 이의를 제기한 바 있다”고 해명하면서 “특히 2015년의 경우 최초 잠정 표준지가 상승률이 60% 달해 국토부에 표준지 공시지가 인하 요청 의견제출서를 제출, 그 결과 22% 상승률로 조정되었으며 2015년 4월과 6월에 걸쳐 용인시에 개별공시지가 의견제출 및 이의신청 민원을 제기해 최종 19% 인상률로 조정되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측은 2016년과 2017년에도 국토부와 용인시에 의견제출 및 이의신청을 여섯 차례나 한 바 있다는 것.

 

◆"땅값 급변과 승계 작업" vs "땅값 상승과 합병은 무관"
SBS는 이날 보도에서 “땅값이 급격하게 변하는 시기에 공교롭게도 삼성의 경영 승계 작업에 있어서 결정적인 일이 벌어진다”면서 “경영권 승계의 주요 길목에서 용인 땅이 어떻게 활용됐을지 한 달 넘게 면밀히 살펴봤다”고 전했다.


삼성물산 측은 “공시지가 상승과 합병은 전혀 무관하며, 이를 연관 지은 SBS 보도는 근거 없는 추측”이라면서 “SBS는 합병 당시 제일모직의 숨겨진 자산가치가 높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하기 위해 공시지가를 올렸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 합병 당시 에버랜드 부지에 대한 자산 재평가도 실시하지 않았다”면서 “만약 합병을 염두에 두고 지가를 통한 회사 가치를 올리려 했다면 자산 재평가를 통해 지가를 상승시키는 것이 훨씬 유리했을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물산 측은 “제일모직 상장 당시에도 많은 투자자, 언론사들이 자산 재평가를 실시하는 것이 회사 가치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으나, 상장, 합병 및 합병 이후에도 자산재평가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자산가치가 아닌 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되었다”고 해명했다.

 

◆"호텔 짓는다더니 돌연 취소" vs "지나친 억측"
SBS는 ‘에버랜드 땅값’ 관련 여섯 번째 보도에서 “에버랜드가 테마파크 호텔을 짓겠다고 하더니…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돌연 취소했다”고도 꼬집었다.


삼성이 합병 여부를 결정하는 주주총회를 보름 앞둔 7월2일, 용인시와 양해각서까지 체결했지만 7월17일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은 통과되자 에버랜드가 넉 달 만에 테마파크 호텔 건설 계획을 돌연 연기한다고 발표했다는 것.


그러나 삼성물산 측은 “합병이 성사되자 호텔 건립을 보류했다는 보도는 지나친 억측”이라면서 “에버랜드 내 호텔 개발은 합병이 있기 훨씬 전인 2010년부터 추진해왔던 사업으로 합병과 관련해 추진한 것처럼 언급한 SBS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을 내놨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호텔사업은 2016년도 경영계획과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불확실한 경영 환경과 사업 발전 방향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호텔 건립을 보류하고 사업성을 재검토 하기로 결정하고 언론에 발표했다는 것.


당시 인근에 4개 호텔이 총 800실 규모로 인허가를 받고 건립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당사가 호텔을 건립할 경우 공급 과잉 및 사업성 저하가 상당부분 우려되었고, 외국인 관광객 감소, 다양한 경쟁재의 출현 등 관광시장 변화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었다는 게 삼성물산 측의 설명.

 

◆삼성물산 정정보도 요구에 SBS 후속기사 예고
끝으로 삼성물산은 “회사는 호텔 건립은 보류했으나 신원리 주변의 수종 갱신을 포함해 최근 시대 변화상을 반영한 IT Park 구축까지 지속적으로 에버랜드의 상품력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볼 때 SBS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이에 대한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SBS는 정정보도를 하는 대신 3월20일 저녁 <SBS 8뉴스>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하는 과정에서 제일모직이 보유하고 있었던 에버랜드 토지 가치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집중 보도할 것”이라며 후속탄을 예고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끝까지 판다’는 SBS 탐사보도팀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갖고 있었던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하면서 논란 많았던 합병이 성사됐다”면서 “국민연금이 에버랜드 땅의 가치를 어떻게 산정했는지, 또 땅값 부풀리기 정황들이 국민연금의 결정에 어떻게 작용했는지 심층 취재해왔다”고 전해 귀추가 주목된다.


원본 기사 보기:주간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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